옛말에 겸손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요즘 정치인들은 겸손을 모르고, 매일 같이 격한 말싸움으로 국회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마치 겸손하게 말하면 큰일이나 나는 듯, 국정감사 내내 고성과 욕설까지 요란을 떨다가 민망했는지 슬그머니 싸움을 멈추자고 한다. 이번 국정감사 역시 역대급 싸움판을 방불케 하다가 마무리됐다.
프랑스 제10대 대통령 레몽 푸앵카레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는 자신이 다녔던 쏠버대학의 은사인 라비스 박사의 교육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게 됐다. 많은 축하객이 자리에 앉았고, 라비스 박사는 답사를 하기 위해 단상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갑자기 라비스 박사가 놀란 표정으로 객석으로 뛰어 내려갔다. 거기에는 지난날 자신의 제자였던 프랑스 대통령이 내빈석도 아닌 학생석의 맨 뒷자리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라비스 박사는 대통령을 단상으로 모시려 했다. 그러나 푸앵카레 대통령은 거절하면서 “선생님, 저는 선생님의 제자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선생님이십니다. 저는 대통령의 자격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제자로서 선생님을 축하드리려고 온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감히 선생님이 계시는 단상에 오르다니요. 저는 선생님의 영광에 누가 되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고 말했다.
라비스 박사는 할 수 없이 단상으로 올라가 “저렇게 훌륭하고 겸손하신 대통령이 나의 제자라니 꿈만 같습니다. 여러분! 우리나라가 저런 훌륭한 대통령을 모셨으니 앞으로 더욱 부강해질 것입니다”고 했다. 자리를 메운 수많은 관중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 후 푸앵카레 대통령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여러 행사에 참석해 보면, 자리 때문에 다투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또 순서에 자기 이름이 없다고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는 분들의 이런 행태는 뉴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겸손 없이는 위대함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겸손을 스스로 행동하지 않으면 추악한 모습이 찾아온다. 겸손은 단순히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니고 마음을 숙이는 것이다. 겸손은 상대를 존중하고 진솔하게 이해하면서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지도자 리더라면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단어가 겸손이다. 국가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은 절대 겸손해야 한다.
그러나 조금만 출세하면 우쭐대며, 자기 세상처럼 칼자루를 휘두르는 것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낮은 위치에 있을 때는 겸손이 춤을 추지만, 조금만 출세하면 곧바로 달라진다. 그러나 교만은 결국 모든 인연을 끊어지게 만든다.
겸손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리 쉽지는 않다. 그러나 겸손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저작권자 ⓒ 시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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