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고 파업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간접고용·플랫폼노동자 등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파업에 대한 과도한 손배청구를 막기 위한 조치다.
국회는 24일 제42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노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재적의원 298명 중 186명이 투표해 찬성 183표, 반대 3표로 가결했다.
앞서 지난 23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상정됐고,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 등 107명이 무제한토론을 요구하면서 필리버스터가 시작됐다. 이후 여당과 민주당이 종결동의를 제출하고, 「국회법」에 따라 24시간이 경과한 뒤 무기명 표결을 통해 종결동의안도 같은 비율로 통과됐다.
이번 개정안은 노동계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사용자 개념 확대 ▲노동조합 가입요건 완화 ▲노동쟁의 범위 확대 ▲파업 손해배상 책임 제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근로계약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사용자’로 간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원청업체 등도 교섭 당사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한 기존에는 ‘근로자가 아닌 자’가 가입한 조직은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았으나, 이 조항이 삭제되면서 특수고용직,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등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국회는 이러한 조치가 “다양한 고용형태가 확산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 행사에 제약이 생겼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노동쟁의의 범위도 확대됐다. 기존에는 임금, 근로시간, 복지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사업경영상 결정 중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도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된다.
이는 정리해고나 구조조정과 같은 사안도 쟁의행위의 정당한 이유로 인정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개정안은 쟁의행위 등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법원이 배상 책임자를 판단할 때, 각자의 ▲조합 내 지위 ▲참여 경위 및 정도 ▲손해에 대한 관여 정도 등을 종합 고려해 책임 비율을 정하도록 했다.
또한 법원은 배상의무자의 경제상태, 부양가족, 생계비 등도 고려해 감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신원보증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것도 제한된다.
아울러 ‘노조 활동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는 손배청구 자체를 제한하거나 면책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번 개정으로 노동계는 “노동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손배가압류가 줄어들 것”이라며 환영하는 반면, 재계는 “기업 경영권 침해 우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의 구체적 해석과 적용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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