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9일(현지시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법인을 대상으로 한 VEU 지위 철회 조치를 발표했다. VEU 제도는 미국 정부가 지정한 ‘신뢰 가능한’ 해외 기업에 대해 별도의 수출허가 없이도 일부 미국산 장비나 기술의 수출을 허용하는 제도로, 양사는 2022년 미·중 갈등 격화 이후에도 일정 기간 예외 적용을 받아 왔다.
이번 조치는 120일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그동안에는 기존과 같이 장비 반입이 가능하지만, 유예 기간이 끝나면 사전 허가 없이는 미국산 첨단 장비 반입이 사실상 차단된다.
정부는 이번 발표와 관련해 “그간 미국과 VEU 제도에 대한 조정 가능성을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철회 이후에도 우리 기업들의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이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미국 측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D램, 낸드플래시 등을 대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장비 교체나 공정 전환 시 공장 운영의 유연성과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는 당장 대규모 생산 차질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기술경쟁력 유지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결정은 미중 간 반도체 기술 패권 다툼 속에서 ‘중국 견제’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에도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한 보조금 정책과 함께,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규제를 강화해왔다. 특히 AI 반도체, 극자외선(EUV) 장비 등 첨단 기술의 중국 유입을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의 정상적인 해외 사업이 과도하게 제약받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예외 조치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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