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내년 한 해에만 2조 723억 원 규모의 산재예방 예산을 투입한다. 특히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과 고령·외국인 노동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설비 지원과 제도적 보호를 대폭 강화하며, 반복적인 중대재해에 대해서는 사업주의 책임을 대폭 강화한다.
고용노동부는 15일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2026년을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전환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마련된 범정부 대책으로, 노사단체·전문가 간담회와 타운홀미팅 등에서 수렴된 현장의견이 다수 반영됐다.
가장 큰 변화는 산재 사망사고가 반복된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다. 정부는 연간 3명 이상 사망사고가 발생한 법인에 영업이익의 3% 이내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연간 다수 사망’ 발생 기업에 대한 영업정지 요청 요건도 신설한다.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중대재해 발생 시 기관장 해임이 가능하도록 해 책임을 묻는 기준을 강화한다.
외국인 노동자와 고령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대폭 확대된다. 외국인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고용 제한 기간을 기존보다 늘어난 ‘3년’으로 확대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한 장기근속 외국인을 ‘외국인 안전리더’로 지정해 동료 노동자에게 안전 교육을 실시하게 한다. 60세 이상 고령 사망자 비율이 전체의 40%에 달하는 상황을 고려해, 고령자 작업환경 개선비용으로 2026년에만 30억 원이 별도 지원된다.
배달기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를 위한 안전 정책도 포함됐다. 유상운송보험 가입과 안전교육 의무화, 기초 안전교육의 다국어 온라인 과정 운영, ‘찾아가는 안전교육’ 확대 등을 통해 실질적 보호 장치를 마련한다.
산재 예방을 위한 지역 기반의 감독 체계도 강화된다. 지자체가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2028년까지 3만 개소 감독 목표를 설정해 위험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퇴직자 등으로 구성된 ‘안전지킴이’가 영세 사업장 18만 곳을 순찰하게 된다. 민간재해예방기관을 통한 집중 지도도 병행된다.
노동자의 권한과 보호 범위 역시 확대된다. 노동자가 위험한 상황에서 작업중지 또는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새로 신설되고, 기존의 작업중지권 요건은 완화된다. 또한, 500인 이상 사업장은 재해조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안전보건 정보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한다.
도급 구조에서 원청의 책임도 명확히 한다. 발주자에게 산업안전비용 전가를 금지하는 규정을 적용하고, 적정 공사비 산정 및 공사기간 확보를 위한 기준을 강화한다. 폭염과 같은 기상 재해도 공사기간 연장 사유에 포함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근로감독의 지자체 위임을 위한 법 제정(가칭 ‘근로감독관 직무 및 사무위임법’)을 추진하고, 기술직 감독관 채용 확대 및 도제식 훈련 도입을 예고했다. 민간 전문기관의 질도 높여 저역량 기관은 컨설팅으로 육성하고, 부실기관은 퇴출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산재 예방은 산업 현장의 의식과 문화 개선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온라인 신고센터 확대, 산재 은폐 신고 포상 확대, 업종별 안전문화 활동 등을 추진해 노동 현장 전반의 안전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26년을 대한민국이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을 벗는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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