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H-1B 비자 수수료 100배 인상…논란에 “신규 신청자만 해당”

유기효 기자 | 기사입력 2025/09/21 [19:42]

美, H-1B 비자 수수료 100배 인상…논란에 “신규 신청자만 해당”

유기효 기자 | 입력 : 2025/09/21 [19:42]

▲ 사진=백악관 페이스북 캡처 (시사포스트)


미국 정부가 전문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H-1B 비자 수수료를 1,000달러에서 10만달러로 100배 인상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초기 발표와는 달리 백악관이 하루 만에 “신규 신청자에만 적용되는 일회성 수수료”라고 해명하면서, 정책 혼선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수수료 인상은 연간 부과가 아닌 신규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일회성 수수료”라며 “기존 H-1B 비자 소지자나 갱신 신청자, 재입국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 체류 중인 비자 소지자들이 재입국할 경우에도 수수료를 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수수료가 매년 부과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으나, 하루 만에 백악관이 이를 뒤집은 것이다. 혼란은 곧바로 현실로 이어졌다.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즉시 미국으로 복귀하고, 당분간 해외여행을 삼가라”는 긴급 공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 수수료 인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문 서명에 따라 시행된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고숙련 기술자들에게 발급되는 전문직 비자다. 매년 약 8만5,000건이 추첨을 통해 발급되며, 기본 체류기간은 3년이다. 이후 연장과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H-1B 프로그램이 미국 노동자들의 STEM 분야 진입을 가로막고 있으며, 이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H-1B를 과도하게 활용하지 못하도록 진입 비용을 높이고, 미국 내 임금 하락과 일자리 침식을 막겠다”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은 “국토안보부 장관이 현재 미국 밖에 있는 외국인 신청자의 수수료 미납 시 청원서 승인을 제한할 수 있으며,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될 경우 예외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혼란은 글로벌 기업들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내 주요 IT 기업들은 해외 출장 중인 직원들에게 “즉시 미국으로 복귀하고, 당분간 해외여행을 자제하라”는 긴급 공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이민 정책과 외국인 노동자 정책을 대선 국면에서 다시금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H-1B 비자 남용 방지와 자국민 우선 고용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반이민 정서를 자극해 보수층 결집을 노리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유기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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