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21일 국회에서 제104대 총리로 선출됐다. 일본이 1885년 내각제를 도입한 이후 140년 만에 첫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의원 본회의 총리 지명 투표에서 전체 465표 중 237표를 얻었다. 그는 나루히토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새 내각을 공식 출범시켰다.
다카이치는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했으나, 26년간 이어진 자민당·공명당 연정이 붕괴되며 정권 구성에 차질이 빚어졌다. 그러나 제2야당 일본유신회(35석)와 연정에 합의하면서 총리 선출이 가능해졌다. 다만 유신회는 내각에 참여하지 않고 ‘각외(閣外) 협력’ 방식으로 정부를 지원한다.
새 내각의 관방장관에는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이, 외무상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이 내정됐다. 모테기 외무상은 과거 외무상 재임 시 강제징용과 독도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적 후계자로 불리며 ‘여자 아베’로 불린다. 그는 각료 시절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고, 1995년 일본의 식민 지배를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도 헌법 9조 개정, 스파이방지법 제정, 외국인 불법 체류 대책 등 보수적 공약을 내세웠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며 일본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장관급 인사를 참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최근에는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는 총재 출마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신사 관련 질문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고만 언급했다. 지난 17일 추계 예대제 기간에는 참배 대신 공물만 봉납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새 정부의 외교 기조와 한일관계의 향방이 이 자리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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