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고조에 대응본부 격상…“석유 비축유 충분, 위기시 방출”

유기효 기자 | 기사입력 2026/03/03 [17:53]

중동 긴장 고조에 대응본부 격상…“석유 비축유 충분, 위기시 방출”

유기효 기자 | 입력 : 2026/03/03 [17:53]


정부가 중동 정세 급변에 대응해 원유·가스 수급 위기관리 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국제 유가 급등과 해상 운송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비축유 방출 등 비상 조치를 점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동상황 대응본부’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기존 ‘긴급대책반’을 격상한 것으로, 자원·에너지 수급과 무역·공급망·금융 전반을 통합 관리한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현지시간) 화상으로 ‘제3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상황이 국내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앞서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 두 차례에 걸쳐 긴급 점검회의를 연 데 이어 대응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다.

 

정부는 우선 호르무즈 해협 통항 상황과 유조선 운항 일정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해협이 봉쇄될 경우 운항 일정 조정 등 대체 방안을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석유 수급과 관련해선 충분한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어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상황이 장기화돼 민간 원유 재고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등 수급 위기가 가시화될 경우, 자체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비축유 방출을 결정할 방침이다. 여수·거제 등 전국 9개 비축기지에 저장된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는 시나리오도 점검했다.

 

해외 생산분 도입, 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 등 비상 매뉴얼상 조치도 즉각 발동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가스 수급은 전체 도입 물량의 80% 이상이 비(非)중동산이고 비축 물량도 상당해, 카타르산 도입이 전면 중단되더라도 상당 기간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다만 동남아·호주·북미 등 대체 공급선 확보도 병행하기로 했다.

 

해상 물류는 2023년 홍해 사태 이후 주요 선사들이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 중이어서 현재까지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인접 중동 7개국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1063개 기업에 대해 긴급 수출바우처 편성, 유동성 지원 등 선제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전반의 대중동 의존도는 낮지만, 브롬·헬륨 등 일부 품목은 의존도가 높아 수급 상황을 점검 중이다. 반도체 검사장비 부품은 미국 등에서 대체 수입이 가능하고, 일부 정밀화학제품은 국내 생산과 재고 활용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납사는 수입 물량 중 호르무즈 해협 이용 비중이 54%에 달해 장기화 시 수급 차질 우려가 있다. 정부는 업계와 협의해 납사 수출 물량의 국내 전환과 대체 공급망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플랜트 분야는 현재까지 우리 기업 건설 현장의 직접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진출 기업과 긴밀히 소통하며 현장 안전과 공급망 애로를 점검 중이다.

 

정부는 “전력 수급에 당장 직접적 영향은 없지만, 유가 급등과 LNG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 부처 간 협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기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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