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모즈타바 최고지도자 선출…미·이란 충돌 장기화 우려

유기효 기자 | 기사입력 2026/03/04 [10:08]

‘강경파’ 모즈타바 최고지도자 선출…미·이란 충돌 장기화 우려

유기효 기자 | 입력 : 2026/03/04 [10:08]

▲ 사진=이란 인터내셔널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란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고 반정부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88명의 성직자로 구성된 헌법 기구 ‘전문가회의’가 모즈타바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강경 보수 진영과 궤를 같이하는 인물로, 정권 반대 세력 탄압과 대외 강경 노선을 공개 지지해 왔다.

 

그는 유력한 후계자로 꾸준히 거론돼왔으며, 이번 선출 과정에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란 종교 중심지 콤에서 시아파 신학을 가르쳐 온 중견 성직자로, 공식 직함은 없었지만 배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평가다. IRGC와 산하 민병대 바시즈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반(反)군주제를 표방해 온 이란 체제에서 권력 세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는 2019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최고지도자 선출은 급격한 권력 공백을 차단하고 내부 동요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최고지도자의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 정치 엘리트 간 권력 경쟁은 물론, 소수 민족·부족 지역에서의 불안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경 성향의 모즈타바 체제가 출범할 경우,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대외적으로 더욱 단호한 노선을 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IRGC가 실질적 군사 대응을 주도할 경우, 페르시아만 해역과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는 국제 원유 수송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미 해군의 군사적 보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필요한 경우 미 해군이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호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즉시 효력을 발휘해 미국 국제금융개발공사(DFC)에 걸프 지역을 통과하는 모든 해운, 특히 에너지 운송에 대해 정치적 위험 보험 및 보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은 전 세계로의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모즈타바 체제 출범이 단기적으로는 권력 공백을 메우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강경 노선이 강화될 경우 미·이스라엘과의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란이 보유한 비대칭 전력과 역내 대리 세력을 활용할 경우 충돌은 국지전을 넘어 광역 분쟁으로 확대될 소지도 있다.

 

최고지도자 교체와 동시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은 중동 안보 질서뿐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금융 시장에도 구조적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향후 이란 내부 권력 재편 속도와 미국·이스라엘의 추가 대응 수위가 중동 사태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기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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