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우선 석유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단속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가격과 품질을 월 2000회 이상 특별 검사하고, 담합 등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경우 즉각 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국제 정세 변화에 편승한 가격 인상이나 시장 왜곡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불공정거래 점검팀 2차 회의를 열어 ‘부처별 생활밀접 품목 가격 동향 및 안정화 방안’과 ‘가공식품 및 석유시장 가격 집중점검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관계 부처와 기관이 참석해 석유 등 생활밀접 품목의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최근 중동 상황이 국내 물가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정부는 그동안 업계 전수조사와 시장 분석, 간담회, 현장 방문 등을 통해 가격 안정을 유도해 왔다. 앞으로도 민생과 직결되는 품목의 가격 흐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국제 정세 변화에 편승한 시장 교란행위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석유시장뿐 아니라 가공식품 가격 관리로도 확대된다. 최근 설탕·밀가루·전분당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일부 제빵업계와 식품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하를 발표한 상황이다. 정부는 원재료 가격 하락이 소비자 가격에도 반영되도록 유통·가격 동향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정부와 한국소비자원은 라면·과자·빵·아이스크림 등 주요 가공식품의 출고가와 소비자가, 단위가격을 집중 모니터링한다. 담합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발견될 경우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위반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석유시장 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범부처 석유시장 점검반을 중심으로 전국 주유소 가격과 품질을 월 2000회 이상 특별 검사하고, 공정위는 지방사무소를 동원해 고유가 주유소를 중심으로 담합 가능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가격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 즉시 현장 조사를 실시해 불공정거래 여부를 확인한다. 정부는 이러한 점검을 통해 국제 유가 상승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유통 단계에서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목표다.
정부는 원유 수급 안정 대책도 병행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원유를 구입하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드린다”며 “대통령 지시에 따라 원유 도입 방안을 협의한 결과 총 600만 배럴 이상의 원유 긴급 도입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중동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대비한 조치다. 정부는 해협 통과가 필요 없는 UAE 내 대체 항만에 각각 200만 배럴 규모의 우리 국적 유조선 두 척을 즉시 접안시키고, UAE 국영 석유회사가 보관 중인 원유 약 400만 배럴을 채워 빠른 시일 내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
또한 대체 항만을 통한 원유 도입을 지속 확대하고, UAE가 한국에 보관 중인 공동 비축 물량 가운데 200만 배럴도 필요 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협의했다.
강 실장은 “이번 원유 긴급 도입은 양국 간 전략적 경제 협력의 결실”이라며 “우리 방공 시스템 ‘천궁’이 UAE 안보에 기여하듯 UAE 원유가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유소 단속 강화와 해외 원유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국제 정세 불안이 국내 물가로 빠르게 전이될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석유 가격은 물류비와 생산비 전반에 영향을 미쳐 가공식품과 생활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국제 유가 흐름과 민생 물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석유시장 교란행위 차단과 에너지 수급 안정 조치를 병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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