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은 10일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투표법 개정으로 개헌의 절차적 걸림돌이 해소됐다”며 “지방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시행해 개헌의 문을 열자”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지난 1일 본회의에서 재외국민에게 국민투표권을 보장하고 국민투표권자 연령을 하향하는 등 위헌 상황을 해소하는 한편, 국민투표와 「공직선거법」에 따른 공직선거를 같은 날에 실시하는 특례를 규정한 「국민투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우 의장은 이를 위해 국회에 구체적인 정치 일정도 제시했다. 여야가 3월 17일까지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를 구성하고, 4월 7일까지 개헌안을 발의해야 지방선거일 동시 국민투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과 국민투표 과반 찬성을 거쳐야 확정된다.
우 의장은 이번 개헌 논의의 핵심 과제로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를 제시했다. 그는 “불법 비상계엄 사태로 국민과 정치권이 큰 상처를 겪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방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할 경우 즉시 계엄을 종료하고 계엄 선포 후 48시간 이내 국회 승인을 받지 못하면 자동으로 효력이 상실되도록 하는 헌법 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대통령의 계엄권 행사에 대해 국회의 실질적 견제 장치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이번 개헌을 전면 개헌이 아닌 ‘단계적·부분 개헌’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꺼번에 전면 개헌을 시도하다 번번이 실패했다”며 “합의 가능한 최소 수준부터 개헌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헌법 전문에 민주주의 역사와 가치를 명시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우 의장은 기존의 ‘4·19 민주이념’과 함께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포함하고,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국가 책임을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대통령 권력구조 개편, 기본권 확대, 이른바 ‘연성헌법’ 논의 등은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후속 단계에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개인적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국회의장은 내각제에 일관되게 반대해왔다”고 밝히며, 이번 개헌 논의가 권력구조 개편 논쟁으로 확산되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우 의장의 제안이 1987년 개헌 이후 39년 만의 헌법 개정 가능성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개헌특위 구성과 개헌안 도출을 위해서는 여야 간 정치적 합의가 필수적이어서 실제 추진 여부는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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