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도 작동’ 차세대 AI 반도체, 첫 실증 성공

유기효 기자 | 기사입력 2026/03/19 [18:21]

‘우주에서도 작동’ 차세대 AI 반도체, 첫 실증 성공

유기효 기자 | 입력 : 2026/03/19 [18:21]

▲ 시사포스트

 

우주 방사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소자가 세계 최초로 검증됐다. 우주·항공용 AI 반도체 자립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9일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충북대학교, 벨기에 IMEC 공동연구팀이 우주 방사선 환경을 견디는 AI 반도체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실증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머티리얼즈 사이언스 인 세미컨덕터 프로세싱(Materials Science in Semiconductor Processing)’ 3월호에 게재됐다.

 

최근 우주탐사와 위성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처리할 반도체가 우주의 강한 방사선에서도 정상 작동할 수 있는 ‘내방사선’ 특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저궤도 위성의 수명이 통상 5~15년에 이르는 만큼 장기간 방사선 노출을 견딜 수 있는 소자 개발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차세대 반도체 물질인 인듐·갈륨·아연 산화물(IGZO) 기반 시냅틱 트랜지스터를 제작하고, 실제 우주 환경을 모사한 조건에서 성능을 검증했다. 원자력연의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해 33MeV급 고에너지 양성자 빔을 조사했으며, 이는 지구 저궤도에서 약 20년 이상 방사선에 노출된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실험 결과 일부 구동 전류 감소 등 성능 저하는 나타났지만, 반도체의 핵심 기능인 스위칭 동작과 뉴로모픽 소자의 핵심 특성인 시냅스 가소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방사선 환경에서도 학습과 연산 기능을 지속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AI 연산 성능 검증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이 MNIST 손글씨 인식 기반 뉴로모픽 컴퓨팅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 92.61%의 높은 인식 정확도를 기록했다. 또한 시계열 데이터 처리에 적합한 레저버 컴퓨팅 시스템을 구현해 4비트 연산 능력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기관 간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충북대는 소자 제작과 특성 평가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양성자 조사 설계와 분석을, IMEC은 결과 해석을 각각 맡아 시너지를 냈다.

 

연구팀은 “고에너지 방사선이라는 극한 환경에서도 IGZO 기반 시냅틱 소자가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으로서 충분히 기능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향후 성능 저하를 줄이기 위한 기술을 고도화하고, 소자 수준을 넘어 회로 단위까지 검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대현 과기정통부 미래전략기술정책관은 “이번 성과는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AI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우주·항공용 AI 반도체 핵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기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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