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인류의 기억으로…78주년 추념식 2만여 명 추모

최하나 기자 | 기사입력 2026/04/03 [13:35]

제주4·3, 인류의 기억으로…78주년 추념식 2만여 명 추모

최하나 기자 | 입력 : 2026/04/03 [13:35]

▲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4·3 기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처음 맞는 제78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렸다.

 

‘4·3의 역사는 평화를 품고, 역사의 기록은 인권을 밝히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추념식에는 생존 희생자와 유족, 도민과 시민 등 2만여 명이 참석했다. 추념식은 4·3이 지역의 비극을 넘어 인류의 기억으로 확장됐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행사는 불교·천주교·원불교·기독교 4개 종단이 차례로 희생자들을 기리며 시작됐다. 이어 합창과 진혼무가 이어졌고, 본행사에서는 묵념과 함께 제주 전역에 사이렌이 울렸다. 애국가 4절에서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4·3 기록물 영상이 상영됐다.

 

추념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했다. 제주에서는 오영훈 도지사와 도의회, 교육청, 대학, 사법·군·경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주제주 외교공관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 김민석 국무총리,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김민석 총리는 “비극의 중심에는 불법 계엄이 있었다”며 “4·3을 잊지 않은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켜냈다”고 말했다. 이어 “진실을 기록하는 일은 현재의 책무”라며 명예 회복과 보상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은 “오랜 침묵 속에서 이어진 목소리가 결국 진실을 드러냈다”며 “역사는 숨길 수 없고, 왜곡될 수 없다”고 말했다. 관련 법 개정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기억을 포기하지 않은 시간이 4·3을 여기까지 이끌었다”며 “비극을 넘어선 화해와 상생의 길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 오영훈 지사.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이날 행사에서는 가족관계 정정 사례인 고계순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4·3으로 아버지를 잃고 다른 이름으로 살아온 그는 최근 결정을 통해 생부의 이름을 되찾았다. 사연은 배우의 내레이션으로 전해졌다.

 

추모공연과 합창으로 이어진 추념식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행사장 한편에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록물 전시와 함께 행방불명 희생자 신원 확인을 위한 유가족 DNA 채혈 부스가 마련됐다.

 

4·3은 더 이상 지역의 과거가 아니라, 기록을 통해 현재와 세계를 향하고 있다

최하나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