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미국·이란 전쟁, 평화는 왜 밀려나는가

최종표 발행인 | 기사입력 2026/04/03 [18:26]

격화되는 미국·이란 전쟁, 평화는 왜 밀려나는가

최종표 발행인 | 입력 : 2026/04/03 [18:26]

▲발행인 최종표 ©시사포스트

‘경전하사(鯨戰蝦死)’ 즉 고래 싸움에 새우가 죽는다는 말이 오늘날 국제정세를 설명하는 데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촉발된 이란과의 전쟁 속에서 세계는 다시 거대한 불안의 한복판으로 들어섰다.

 

세 고래가 힘을 겨루는 사이 세계 경제는 흔들리고, 그 충격은 고스란히 다른 나라들로 전가되고 있다. 한 달을 넘긴 미국·이란 간 전쟁은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번 충돌은 특정 지역의 분쟁에 그치지 않고 있다. 국제 유가와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물류와 공급망은 다시 불안정해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세계 경제의 취약한 고리를 정면으로 건드리고 있다. 그 충격은 언제나 가장 약한 곳부터 파고든다. 경제 기반이 취약한 국가들, 그 안에서도 가장 소외된 이들이 먼저 삶의 위기를 마주한다.

 

유엔이 뒤늦게나마 우려를 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무력 충돌 중단을 촉구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가난한 국가들에 치명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지만, 국제사회의 경고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

 

전쟁은 ‘명분’의 언어로 포장될 때 더욱 위험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 사망 이후 “폭군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이란 국민에게 자유의 시간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발언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왔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아들 모즈타바가 차기 지도자로 부상하면서 강력한 보복을 선언한 것이다.

 

안보와 자위, 해방이라는 이름 아래 정당화되는 폭력이 끝없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전쟁이 남기는 것은 결국 폐허와 희생뿐이다. 어떤 명분도 민간인의 죽음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역사는 이를 수없이 보여주고 있다. 강대국의 충돌은 결코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언제나 주변 국가들과 약소국이 더 큰 대가를 치렀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현실 역시 다르지 않다. 미사일과 군사적 긴장은 국경을 넘고, 그 여파는 지구 반대편까지 파고든다. 세계는 이미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어느 한 지역의 전쟁이라고 해도 더 이상 ‘남의 일’로 볼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힘의 과시가 아니라 절제이며, 대결이 아니라 대화이다. 국제사회가 다시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외교적 해법은 늘 더디고 복잡하지만, 그 외의 선택지가 남기는 비용은 훨씬 크고 오래간다. 전쟁을 멈추는 일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적인 과제다.

 

평화는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외쳐야 할 ‘구원’이다. 우리는 과연 또 하나의 비극을 지켜볼 것인가, 아니면 멈춰 세울 것인가. 지금 세계 곳곳에서 평화를 원하는 목소리가 크게 퍼져 나오고 있다.

최종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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