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말은 많고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최종표 발행인 | 기사입력 2026/04/22 [12:36]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말은 많고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최종표 발행인 | 입력 : 2026/04/22 [12:36]

▲ 발행인 최종표  ©시사포스트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 논란은 그 단면을 보여준다. 조율되지 않은 메시지와 엇박자 행보가 반복되면서 국가 외교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외교는 말의 기술이 아니라 신호의 일관성이다

 

국제질서는 이미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구조적 긴장 속에 들어서 있다. 이 구도에서 대한민국의 좌표는 분명해야 한다. 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국익을 극대화하는 정교한 균형 그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외교·안보를 보면 이러한 기준이 충분히 공유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얻을 것인지에 대한 계산이 보이지 않는다.

 

외교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무엇을 내놓을 것인가보다 무엇을 협상의 자산으로 쥐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정부는 ‘보여주지 않는 외교’를 전략적 모호성과 혼동하는 듯하다. 통일부 장관의 발언처럼 충분히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가 대외적으로 확산될 경우 이는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문제는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있다. 외교·안보 라인이 하나의 목소리로 정리되지 못한 채 각자 다른 발언을 내놓는 구조라면 체계가 이미 흔들인 것이다. 그 공백은 외부에서 더 분명하게 인식되고, 협상에서의 입지도 약화된다. 이른바 ‘코리아 패싱’은 외부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 조율의 실패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점도 되짚어봐야 한다.

 

지금처럼 오락가락하는 신호를 보낸다면 동맹은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이는 정보공유, 억지력, 연합태세 모두 균열이 생긴다. 한미동맹은 여전히 안보의 핵심 축이다. 동맹은 감정이 아니라 축적된 신뢰 위에서 작동한다.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한반도에 계속 운용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군사적 설명을 넘어, 동맹 운용의 기준이 어디에 놓여야 하는지를 환기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안보 정책이 정치 일정이나 국내 변수에 좌우될 경우, 동맹의 신뢰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이다.

 

대북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경제협력은 수단일 뿐 목표가 될 수 없다. 비핵화와 안보라는 원칙 아래 단계적이고 조건부로 설계될 때만 지속 가능성을 갖는다. 그 원칙이 분명하지 않은 유화적 접근은 의도와 달리 다른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북핵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일관성 없는 메시지는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외교·안보 정책이 국내 정치의 연장선으로 읽히는 순간, 그 부담은 국가 전체로 돌아온다. 국제 정치는 냉혹하다. 오직 힘과 신뢰, 그리고 계산된 전략만이 작동하는 영역이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은 스스로를 주변화시키는 길을 택하는 셈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컨트롤 타워를 복원하고 메시지는 단일화하여 동맹을 축으로 한 전략을 명확히 하는 일이다. 전략 없는 말은 소음일 뿐이다. 보이지 않는 외교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외교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종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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