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기존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했다. 쿠팡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쿠팡은 즉각 반발하며 행정소송 방침을 밝혔다.
공정위는 29일 발표한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서 쿠팡의 동일인을 자연인인 김 의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와 대기업집단 시책 적용의 최종 책임자인 동일인을 일치시켜 권한과 책임의 괴리를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쿠팡은 예외적으로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돼 왔다. 김 의장이 미국 법인인 쿠팡Inc를 통해 쿠팡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친족의 국내 계열회사 경영 참여가 없고 자연인 및 친족과 국내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대차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공정위는 올해 1월 쿠팡 본사 현장점검 과정에서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쿠팡Inc 부사장이 국내 사업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배송캠프 관리 부문을 총괄하며 물류 배송 정책과 관련한 정기·수시 회의를 수백 차례 이상 주재했다. 또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이사 등을 불러 주간 업무 실적을 점검하고, 물량 확대와 배송 정책 변경 등 주요 개선안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부사장은 쿠팡Inc 소속 미등기 임원이지만 지난해 연봉 6억원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포함해 총 30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부사장이 쿠팡 내 최상위 직급으로 주요 계열사 대표와 유사한 수준이며, 보수와 권한, 비서 배정 등을 종합하면 사실상 등기임원에 준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즉각 반박했다. 쿠팡 측은 “김범석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전혀 없고, 김 의장의 동생 역시 공정거래법상 임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쿠팡Inc는 미국 상장사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특수관계자 공시 의무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며 “한국 쿠팡 법인은 동일인 지정의 예외 조건을 계속 충족해 왔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향후 행정소송을 통해 공정위 결정의 적법성을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공정위는 이날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총 102개 기업집단을 지정했다. 지난해보다 10개 늘어난 규모다. 신규 지정 기업집단에는 라인, 웅진, 토스, 오리온, 한국콜마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지정됐던 영원은 자산 총액이 5조원 미만으로 줄어 제외됐다. 공정위는 함께 점검한 두나무의 경우 기존처럼 법인을 동일인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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