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사과문에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광주 시민, 박종철 열사 유가족,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재발 방지와 내부 시스템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사과문 상당 부분은 실제 사과보다 그룹 내부 조사 결과를 설명하는 데 할애됐다. 신세계는 “특정 목적을 갖고 이번 마케팅을 기획했다는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고의성 입증 실패를 반복해 강조했다. “휴대전화 제출 거부 등으로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를 두고 온라인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사과문 형식을 빌린 사실상 해명문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역사적 비극과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연상시키는 표현이 사용된 마케팅이 내부 승인 절차를 거쳐 실제 집행됐다는 점에서, 실무진 실수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논란의 핵심은 ‘의도’ 여부를 넘어 대기업 내부의 역사 감수성과 조직 문화에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는 한국 현대사의 국가폭력과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존재들이다. 이런 상징을 소비·마케팅 문법으로 활용한 것 자체가 기업 윤리의 문제라는 것이다.
정 회장은 “현장 직원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봐달라”고도 호소했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책임이 실제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적지 않다. 신세계는 관련 직원 직무 배제와 대표·임원 해임 조치를 발표했지만,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구조와 기업 문화에 대한 근본적 성찰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 회장이 “오늘의 사과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겠다”고 밝혔음에도, 정작 사과문 전체 흐름은 피해자와 시민들의 상처를 깊이 있게 성찰하기보다는 ‘의도는 없었다’는 선 긋기에 가까웠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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