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없다’ 초유의 사태, 선관위 책임론 확산

유기효 기자 | 기사입력 2026/06/04 [10:49]

‘투표용지 없다’ 초유의 사태, 선관위 책임론 확산

유기효 기자 | 입력 : 2026/06/04 [10:49]

▲ 사진은 단순참조용으로 기사와 무관함  


6·3 지방선거에서 서울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거나 장시간 대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선거 관리의 최종 책임 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뒤늦게 고개를 숙였지만, 민주주의의 기본 절차인 투표권 행사에 차질이 빚어진 만큼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앙선관위는 3일 밤 긴급 브리핑을 열고 서울 송파구 12개 투표소와 강남구·광진구 각 1개 투표소 등 모두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최근 선거 투표율과 사전투표율을 토대로 투표용지 인쇄 물량을 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 특히 인구가 밀집한 서울 동남권 지역에서 투표용지가 동나면서 유권자들이 줄을 선 채 투표 재개를 기다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선거 당일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 시간이 연장된 사례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투표용지는 선거 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준비물이다. 투표용지 자체가 모자랐다는 사실은 선관위의 준비 체계 전반에 허점을 드러냈다.

 

선관위는 4일 새벽 긴급위원회를 열고 이번 사태가 공직선거법상 재선거나 선거 연기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법적 판단과 별개로 유권자들의 불신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함 반출을 둘러싸고 시민들과 선관위 측이 대치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선거의 공정성은 결과뿐 아니라 절차에 대한 신뢰에서 출발한다. 유권자가 투표소를 찾았음에도 투표용지가 없어 기다려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선거 관리 시스템의 실패라는 것이다.

 

선관위가 사과에 그치지 않고 정확한 경위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책임 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기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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