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론에 흔들리는 민주당, 당권 경쟁에 민심은 없다

오방열 인천서부본부장 | 기사입력 2026/06/17 [10:15]

책임론에 흔들리는 민주당, 당권 경쟁에 민심은 없다

오방열 인천서부본부장 | 입력 : 2026/06/17 [10:15]

▲ 오방열 인천서부본부장 ©시사포스트

6·3 지방선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당권 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는 단순한 당 대표 선출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 집권 중반기의 국정 동력을 좌우하고 차기 총선 공천권의 향배를 결정하는 권력 재편의 무대다.

 

그만큼 막중한 의미를 지닌 행사다. 그러나 국민이 바라보는 민주당의 모습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성찰보다는 권력을 둘러싼 내부 쟁탈전에 더 가깝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은 희미해졌고, 당권을 향한 신경전과 계파 간 힘겨루기만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정청래 대표의 최근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정치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준다. 지방선거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이겨야 할 곳을 졌다.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평가하며 지도부의 책임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정 대표의 사퇴와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가 공개적으로 제기되기까지 했다.

 

이에 정 대표는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라며 사실상 지도부 책임론에 정면 대응했다. 당·청 관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순간이다. 하지만 불과 며칠 뒤 상황은 달라졌다. 정 대표는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극찬하며 “월드 클래스 지도자”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이전의 날 선 비판은 사라지고 찬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지방선거 책임론을 희석시키고 연임 도전을 위한 정치적 후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어제의 비판이 오늘의 찬양으로 바뀌는 모습에서 국민은 정치적 신념보다 권력의 무게를 먼저 읽게 된다.

 

그사이 경쟁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현직 총리라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당권 행보에 들어갔다. 광역단체장 당선인들과의 연쇄 회동, 지역 조직과의 접촉을 확대하며 세력 결집에 나서고 있다. 친명계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 성공의 적임자’를 자처한다.

 

송영길 의원 역시 보궐선거 승리 직후 봉하마을과 5·18 민주묘지를 찾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정 대표의 정치적 책임을 거론하며 당권 경쟁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민주당은 당헌 특례 부칙까지 마련하며 전당대회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도부는 ‘당원 주권 시대’를 강조하지만, 국민이 보는 현실은 당원 주권보다 권력 주권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가깝다.

 

집권 여당의 대표는 대통령을 향한 찬양 경쟁으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계파의 이해관계를 위해 공천권을 다투는 자리도 아니다. 당원들이 보내준 경고를 읽고, 정부의 성공을 돕되 잘못된 길에는 과감히 쓴소리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리더가 자리해야 한다. 지방선거가 남긴 가장 큰 교훈은 승리의 환호가 아니라 민심의 경고다.

 

정청래 당 대표, 김민석 총리, 송영길 의원 등 거론되는 인사들이 가장 먼저 귀 기울여야 할 대상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다. 권력은 유한하지만, 민심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당내 주도권 다툼에만 몰두한 채 국민의 한숨과 삶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그 선택의 대가는 반드시 정치권으로 돌아갈 것이다.

오방열 인천서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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