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권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막말에 몸싸움까지 점입가경이 되고 있다. 지난 15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충청권 합동연설에서 지지자들끼리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다. 또 상대편 지지자들은 ‘배신자! 꺼져라’고 외치는 모습이 마치 ‘정치깡패’가 있던 자유당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여기에 한동훈 후보는 17일 cbs 방송토론회에서 “자신이 법무부 장관시절 나경원 후보가 2019년 벌어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공소를 부탁하신 적이 있다”라고 폭로하며 핵폭탄을 터뜨렸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물론 친윤계들까지 일제히 한 후보를 향해 ‘내부 총질’에 해당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원희룡 후보 측 선대위는 “한동훈 후보의 보수 궤멸 자폭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이 공유했다.
한동훈 후보의 본색이 드디어 드러났다. 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이 말한 ‘20년 집권론 보수 궤멸 기획’의 데자뷔를 보는 듯하다.
“나경원 후보가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를 청탁했다”는 주장은 민주당의 폭주에 맞선 나 후보의 애당심은 물론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있는 27명에 이르는 국회의원과 보좌진, 당원의 자존감을 짓밞은 중대 사건이다. 이는 나경원 후보에 대한 공세를 넘어, ‘보수 궤멸’을 겨냥한 자폭 발언이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제 한 후보는 보수 진영 전체를 폭파시킬 흉기 같은 존재가 되었다.
20대 국회 당시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둘러싼 여야 대치는 극심했고, 날치기 통과를 막기 위한 동지들의 저항은 처절했던 것을 기억한다.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민주당에 맞선 ‘법치 수호’ 투쟁은 결국 고소‧고발로 이어져 국회의원과 보좌진에 대한 무자비한 검찰 기소라는 결과를 낳았다.
외로운 투쟁이었다. 그동안 당의 무관심과 방관으로 많은 고통을 받아온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과 보좌진, 당원동지들은 제대로 된 위로조차 받지 못했다. 참으로 수년간 외로운 투쟁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이제 우리 당원들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자신을 불사른 당원동지들을 위로하고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전해야 한다.
“한동훈 후보는 중대한 자폭‧자해 행위를 벌였다. 앞뒤 분별없이 쏘아대는 총기 난사로 ‘보수 궤멸 시즌2’를 만드는 한동훈 후보의 행태를 심히 우려한다”고 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한동훈 후보는 18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저도 말하고 아차했고, 괜히 했다는 생각을 했다. 신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이 말에는 사과는 하지만 청탁은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아무리 당권에 눈이 멀어 있다고 하지만, 해도 되는 말이 있고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더 이상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질 않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시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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